보건복지부는 포괄간호서비스 조기 정착을 위해 간호사-간호조무사로 나뉘어 있는 간호인력체계를 일원화하고 간호인력을 3단계로 개편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대해 관련 직능단체는 반발하고 있지만 이 제도의 실현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기대하는 국민과 보건의료체계의 효율성을 고민하는 정부 및 병원계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세계 보건의료계의 흐름은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을 척도로 병원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뿐 아니라 이를 해당 국가의 보건의료제도 경쟁력으로 꼽는다. 이런 관점에서 메르스 사태는 우리나라에 큰 타격이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확산의 원인으로 환자-보호자가 다인병실에서 숙식을 같이하는 후진적 간병 문화를 꼽는다. 따라서 간호인력 개편은 보건의료계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꼭 달성해야 할 과제이며 정책적 기대 효과도 매우 다양하다.
첫째, 간호 업무는 전문성과 창의성이 필요한 영역과 낮은 수준의 기술적 영역이 공존하는 종합적 감성노동이다. 이를 적정 수준의 인력이 분담해 각자 전문성을 발휘함으로써 효율성과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둘째, 포괄간호서비스를 통해 보다 많은 간호인력이 현장에 투입됨으로써 가족 간병인의 의료기관 상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 메르스 사태로 떨어진 한국 보건의료의 신인도를 회복할 수 있다. 셋째, 간호인력 간 체계적 역할 분담 등을 통해 간호요구평가 등 고차원의 간호영역에서부터 간병과 같은 생활지원 간호영역에 이르기까지 간호직능 영역에서 발전이 이뤄지고, 나아가 보건의료계 전반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가장 큰 의의는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운영돼온 간호인력 체계의 정상화 그 자체다. 간호사는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간호조무사는 애매한 위상 속에 안주했던 게 사실이다. 이제 국민보건 향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간호인력들이 힘을 합쳐야 할 때다. 간호인력 개편이라는 역사적 과제 앞에서 모든 보건의료 직역들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무사히 완성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
[기고-정영호] 간호인력 개편이 꼭 필요한 이유
입력 2015-09-16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