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힐러리 위기론, 2개 주 샌더스에 크게 뒤져

입력 2015-09-15 03:58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대선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내년 초기 경선지에서 무소속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을 두 자릿수 이상 차로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 나왔다.

미국 CBS방송은 지난 3∼10일 아이오와주 646명, 뉴햄프셔주 548명, 사우스캐롤라이나주 528명 등 초기 경합지의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이오와주에서 샌더스 의원은 43%를 얻어 클린턴 전 장관을 10% 포인트 앞섰다. 특히 뉴햄프셔주에서는 52%의 지지로 30%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거의 배 가까이 이겼다. 다만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46%로 23%인 샌더스 의원을 크게 앞섰다. 클린턴 전 장관이 연루된 이른바 ‘이메일 게이트’가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오늘이 미국 대선이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가상 양자대결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6%를, 공화당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43%를 각각 얻어 오차범위 내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ABC뉴스와 지난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과거보다 민주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적어진 반면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관측했다.

다만 이 조사 결과는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등록·비등록을 구분하지 않은 모든 성인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51%의 지지를 얻어 39%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앞섰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