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란 아버지가 브로커” 주장 나와

입력 2015-09-15 02:10
전 세계에 난민 위기를 일깨운 시리아의 세 살배기 어린이 난민 에일란 쿠르디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가 밀입국 알선업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쿠르디는 이를 반박하고 나서 진실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 2일 그리스 앞바다에서 전복된 보트에 쿠르디 가족과 함께 타고 있었던 이라크 난민 자이나브 압바스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쿠르디가 자신을 선장이라고 소개하고 난민들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보트가 출발할 때부터 조종에 나선 쿠르디가 도중 파도가 거세지자 당황해 보트를 너무 빨리 몰면서 전복됐다”고 덧붙였다.

같은 보트에 탔다가 두 아이를 잃은 또 다른 난민 아흐메드 하디 자와드와 그의 아내도 압바스와 같은 주장을 내놨다. 자와드는 “쿠르디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자와드 역시 쿠르디가 출발할 때부터 가라앉을 때까지 보트를 몰았다고 설명했다.

압바스와 자와드는 쿠르디가 자신들에게 이 사고에 자신이 관여된 것을 숨겨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쿠르디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그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쿠르디는 “내가 밀입국 알선업자였다면 왜 내 가족을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배에 태웠겠느냐”며 “나도 그들처럼 밀입국 업자에게 뱃삯을 줬다”고 반박했다. 그는 보트를 몰던 터키인이 높은 파도에 겁먹어 보트에서 도망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조종간을 잡았다고 했다. 쿠르디는 “그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들도 아이를 잃었고, 나도 지금 무덤 앞에 있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