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하피첩’ 7억5000만원 최고가 낙찰

입력 2015-09-15 02:13

다산 정약용은 전남 강진에 유배되었을 때 아내 홍씨 부인이 해진 치맛감 여러 폭을 부쳐오자 여기에 두 아들에게 교훈이 될 만한 구절을 직접 짓고 글씨를 써서 보냈다. 1810년(순조 10년), 그의 나이 49세 때 쓴 이 ‘하피첩((霞辛脾ㅃ育뻠?치마로 만든 첩·사진)’에는 절절한 부성애가 녹아 있다.

서울옥션은 예금보험공사가 파산한 저축은행으로부터 받은 고서적을 대상으로 14일 진행한 제1차 고서경매에서 보물 제1683-2호인 이 하피첩이 최고가 7억5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하피첩은 본래 네 첩이었으나 세 첩만 전한다.

또 월인석보 권9, 권10은 7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조선 세조 5년(1459년)에 간행된 월인석보는 훈민정음 창제 직후의 한글 사용례와 한글 서체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문화재로 평가된다. 경국대전 권3은 2억8000만원, 이한진 전예 경산전팔쌍절첩은 2억원,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언해는 1억7000만원에 판매됐다.

이밖에 대혜보각선사서와 대승기신론의기가 각각 1억500만원에 팔리는 등 경매에 나온 보물 고서적 18점이 1억원 이상에 모두 낙찰됐다. 91점이 거래된 서울옥션 제1차 고서경매의 판매 총액(낙찰가)은 42억3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보물 고서적 경매에는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문화재단과 문화재단에 소속된 미술관 ▲종교재단(개인 재산으로 설립된 단체 제외) ▲사립 미술관과 박물관 ▲공공성을 띤 비영리기관과 단체만 응찰이 허용됐다. 예금보험공사는 경매로 회수된 금액을 파산 저축은행 피해 예금자 보호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