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나를 노래하라.’ ‘약할 때 강함 되시네(You are my all in all)’를 작사 작곡한 세계적 찬양사역자 데니스 저니건(Dennis Jernigan)의 동성애 고백과 간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싱 오버 미(Sing over me)’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필름포럼에서 개봉한다.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는 한 인간에게 하나님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는지 보여준다.
1959년 미 오클라호마주 한 시골 마을 농장에서 태어난 저니건. 내성적 성격과 동성애 성향으로 괴로워한다. 할머니 집에 있는 피아노를 치는 시간만이 그의 유일한 안식이다.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위해 노력하지만 아버지는 과묵하고 무관심하다. 그가 다닌 교회에는 그와 동성애 관계를 유지하는 이와 동성애를 경멸하는 어른이 공존한다.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증폭된다.
대학 입학 후 이성과 교제하지만 실패한다. 죄책감을 느낀 저니건은 한 목회자에게 동성애를 고백하지만 그 목사는 오히려 저니건에게 동성애 관계를 요구한다. 그는 죽음을 생각한다. 어느 날 자기가 속한 밴드의 무대에 선 저니건. 그는 한 팀원을 통해 “하나님은 지금 네 모습 그대로 너를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흐느낀다. 자신이 가장 간절히 듣기 원하는 말이었다.
저니건은 가장 친한 친구 척에게 자신의 동성애를 고백한다. 척은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답은 안다. 답은 예수님이다. 내가 너와 함께 해줄게”라고 한다. 저니건이 동성애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는 피아노 앞에서 성경 시편을 펼쳤다. 살인과 간음의 죄에 빠졌던 다윗의 삶을 떠올린다.
저니건은 고통을 하나님 앞에 쏟아놓았고 하나님은 그의 고통을 들어주신다. 하나님이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을 받아들이자 평안이 왔다. 저니건은 자기 삶을 노래로 만들기 시작한다. ‘약할 때 강함 되시네’란 찬송이 나오게 된 과정이다. 그는 현재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을 상담하고, 이들과 예배하는 사역을 한다. 83년 결혼한 멜린다 휴릿과의 사이에 자녀 9명을 두고 있다.
‘싱 오버 미’는 동성애자가 된 저니건의 내면에 주목한다. 그는 영화 중 자신의 아버지에게 “왜 나를 사랑한다고 한번도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아버지는 “나도 아버지로부터 그 말을 들은 적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랑을 갈구하던 소년. 소년은 동성애를 요구하는 타인의 이기적 관심과 유혹을 애정이라고 착각한다. 오랜 기간 몸에 밴 습성은 벗어나려는 그의 의지를 번번이 꺾는다.
제이콥 카인드버그 감독은 인간의 죄와 구원에 대한 본질적 접근을 한다. 김동호 높은뜻연합선교회 목사는 “‘싱 오버 미’는 동성애를 넘어 복음과 신앙의 본질을 어떤 설교보다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정죄’와 ‘옹호’라는 이분법에 머물고 있는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임성빈 장신대 교수는 “동성애자를 어떻게 대하고 동성애 문화를 어떻게 봐야할지 알려 준다”고 소개한다.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는 “동성애에 대해 치유적 관점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될 수 있으나 이 영화 개봉을 계기로 차분한 논의가 전개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싱 오버 미’는 필름포럼(filmforum.kr)이 수입·배급하는 첫 작품이다. 필름포럼은 문화선교 차원에서 설립된 기독교영화 전용관이다. 12세 관람가(02-363-2537).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동성애 늪에서 탈출 해답은 예수님뿐… 찬양사역자 데니스 저니건의 간증 담은 영화 ‘싱 오버 미’
입력 2015-09-16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