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는 해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과 동대문패션타운, 남대문시장 등이 위치한 관광1번지다. 하지만 1300여개의 노점이 난립해 보행환경과 도시미관을 해쳐 관광특구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중구가 노점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1인 1노점’의 실명제를 도입해 기업형 노점을 퇴출시키고 저소득층의 자활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노점 활성화를 통해 동대문패션타운과 남대문시장에 관광 야시장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노점상을 정비 대상으로 삼아 단속하기보다 제도권으로 흡수해 양성화하겠다는 취지다. 노점상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성공한다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커 성패 여부가 주목된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1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도심 노점 질서 확립과 자활기반 활용’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노점실명제, 저소득층 자활기반으로 노점 활용, 노점 활성화를 통한 관광형 야시장 조성 등이다.
노점실명제는 노점의 일시 도로점용을 허용해 노점을 합법화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노점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노점관리시스템이 구축된다. 실명제가 실시되면 관행적으로 해오던 노점에 대한 임대, 매매 등이 금지되고 1인 1노점만 인정된다. 노점 운영자는 지속적으로 영업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되 중구민을 우선 선정할 예정이다. 1년에 한번 재산을 조회해 부부합산 재산이 기준(3억원)을 초과하면 허가를 취소한다. 노점 운영기간은 3년이며 재심사를 거쳐 운영자를 다시 선정한다.
노점의 자활기반 활용은 청년 실업자나 저소득층 등에게 노점을 배정해주고 일정기간(3년) 영업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영업교육과 멘토링을 지원해 자활을 돕겠다는 것이다. 노점실명제에 참여하는 남대문시장의 노점 중 30개 내외를 우선 할당해 시범 운영한 후 대상지역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관광형 야시장은 남대문시장과 동대문패션타운 인근의 일정구간을 노점활성화구역으로 지정해 야간 관광명소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남대문 달빛 야시장’은 내년 3월 개장을 목표로 남대문시장 1번 게이트∼메사(350m), 남대문시장 2번 게이트∼회현역 5번 출구(300m) 구간에 조성돼 매주 주말 심야에 운영할 예정이다. 동대문 야시장은 DDP 인근의 패션몰 라모도와 한양공고 주변 540m 구간에 조성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매일 운영된다.
최 구청장은 “도심지의 노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법질서 확립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관광형 야시장 등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시장을 조성해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글로벌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노점상 실명제 도입… 관리 패러다임 바뀔까
입력 2015-09-15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