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입영(入營) 적체가 심각하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육·해·공군과 해병대 입영 지원자는 63만427명(누적 기준)이었으나 실제 입대한 사람은 8만4224명에 그쳤다. 입영 경쟁률이 7.5대 1이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군에 가고 싶어도 제때 가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군이 필요로 하는 인원보다 현역 판정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 자녀인 1990년대 출생자가 특별히 많은 데다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가급적 빨리 군복무를 마치려는 대학생이 급증해서다. 특기자 등을 뽑는 모집병 시험에 합격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문제는 일반 징집 대상자조차 원하는 시기에 입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병무청이 재학생 입영신청, 입영일자 본인선택, 공석신청 등 세 가지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당첨’되기가 쉽지 않다. 컴퓨터를 통해 육군 입대에 주로 활용되는 ‘재학생 입영신청’을 클릭하면 ‘조회된 입영가능 월(月)이 없습니다’란 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원하는 시기에 군에 가지 못함에 따라 학업과 진로계획이 흐트러진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젊은이가 수없이 많다. 병무청 관계자는 “1년 전쯤 미리 신청하면 별 문제 없다”고 말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군은 뒤늦게 고퇴자와 중졸자를 입영 대상에서 제외한데 이어 ‘징병 신체검사 규칙’을 개정해 현역 입영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군은 병역의무 대상자 추이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텐데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군이 이런 조치를 취하더라도 응급처방일 뿐이다. 입영 대상자를 대폭 줄이는 대신 보충역(사회복무요원)을 크게 늘려 수급 균형을 맞추는 게 급선무다. 동시에 2022년이 되면 인구 절벽에 따른 병역의무 대상자 급감이 예상되므로 사전에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해야겠다.
[사설] 군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태, 군은 대체 뭐했나
입력 2015-09-15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