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소유’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가 되면서 음반시장은 더욱 쪼그라들고 있다.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조차 10만장만 팔아도 성공했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아예 CD는 발매하지 않고 디지털 앨범만 내는 가수들도 늘고 있다. 한 중견 가수는 요즘 가요계에서 CD를 발매하지 않는 추세에 대해 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20년 넘게 대중음악계에 있었던 가수 A씨의 말이다.
“후배들이 신곡을 발표할 때 CD는 내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가수라면 내 이름이 들어간 음반을 손에 쥐는 맛을 모를 수 없거든요. CD 3000장쯤 찍으면 300만원 정도 들어요. 그런데 돈이 되지 않는다고, 비용을 아낀다고 디지털 음원만 내놓는 것은 너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씁쓸하고 안타깝지만 음반시장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까 이해되는 측면도 있어요.”
음악을 소유하지 않는 추세는 음악산업의 매출 현황에서 쉽게 확인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음악시장 전체의 매출액 4조2771억6400만원 중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인터넷·모바일 음악서비스업이었다. 온라인으로 음원을 유통하는 업체들이 한 해 동안 번 돈은 8812억700만원이었다. 매출액 비중이 가장 큰 업종은 노래연습장 운영업(35.1%·1조5024억6600만원)이다.
반면 음반 도·소매업과 배급업, 복제업 등 오프라인 음반시장은 각각 전체 매출액의 1∼2% 수준에 그쳤다. 음반은 안 팔리지만 수많은 음원이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유통되는 상황이다. 더 많은 음악이 존재하게 됐지만 음악의 소장 가치는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음악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좋은 음질의 음악을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질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음질의 차별화를 내걸고 있지만 더 좋은 음질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생기는 구조가 아니다. 기술적으로도 음질에 차이를 둘 수는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구현되는 음질에는 한계가 있다.문수정 기자
CD, 씁쓸한 퇴장…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에 음반시장 갈수록 쪼그라들어
입력 2015-09-16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