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세계 정상급 성악가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아 천상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우선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48·독일)가 19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독일 가곡을 부른다.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의 시에 슈만이 곡을 쓴 ‘리더크라이스’와 슈베르트 ‘하프주자의 노래’ 등이 선곡됐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의 소유자인 그는 1997년 영국 클래식 음반사 하이페리온이 세계적인 성악가들을 기용해 만든 ‘슈베르트 에디션’ 시리즈에 신인으로는 드물게 발탁됐다. 당시 ‘슈베르트와 슐레겔 형제’는 타임지 올해의 베스트 음반상을 수상하며 그를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2005년 성남아트센터 개관 페스티벌 때 처음 국내에 왔고 성남아트센터 10주년을 맞아 다시 초청됐다.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함께 메조소프라노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안네 소피 폰 오터(60·스웨덴)도 7년 만에 방한한다. 후배 소프라노 카밀라 틸링(44·스웨덴)과 국내에서 보기 드문 듀엣 무대를 선보인다. 10월 1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질 공연은 전설적인 두 스웨덴 여가수를 테마로 꾸며진다. 소프라노 제니 린드(1820∼1887)와 비르기트 닐손(1918∼2005)이 그들이다. 오터와 틸링은 린드와 닐손이 불렀거나, 이들과 뗄 수 없는 가곡들을 솔로와 듀엣으로 들려준다. 린드를 숭배했던 멘델스존의 ‘두 개의 듀엣’과 슈베르트 ‘송어’, 닐손의 주요 레퍼토리였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황혼의 꿈’ 등이 선곡됐다.
아울러 고음악계의 한류스타로 평가받는 소프라노 임선혜(39)가 최정상급 바로크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같이 무대를 꾸민다. 10월 3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오르페오 인 바로크’는 임선혜가 유럽활동 15년간의 자존심을 담아낸 첫 번째 독집 앨범 ‘오르페우스: 이탈리아와 프랑스 칸타타들’로 채워지는 무대다. 음반은 아시아 성악가 최초로 프랑스 고음악 전문음반사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발매됐다. 지난 6월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개최된 ‘골든 오르페우스 아카데미 어워즈’에서 ‘엘리 아멜링상’을 받기도 했다. 임선혜는 오르페우스를 비롯해 1인 다역을 소화하고,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 단원 7명이 방한해 반주한다.
‘쓰리 테너’(루치아노 파바로티·플라시도 도밍고·호세 카레라스)의 뒤를 잇는 ‘포스트 쓰리 테너’ 후보군 가운데 한 명인 라몬 바르가스(55·멕시코) 역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바르가스는 10월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소프라노 홍혜경과 콘서트를 연다.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등의 아리아를 들려줄 예정이다. 199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루치아’에서 파바로티 대역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바르가스는 부드러운 미성과 깨끗한 고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지구촌 스타 성악가들 천상의 목소리로 ‘가을무대’ 물들인다
입력 2015-09-15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