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용 여부를 둘러싸고 유럽 내 동서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주말 사이 유럽은 난민 수용 찬반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서 18개 인권단체 주최로 수천명의 시민들이 난민 수용 지지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같은 날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3만여명의 시위대가 난민 환영 집회를 열었고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도 5000여명이 난민 찬성 시위에 나섰다.
이날 벌어진 시위 사진들은 ‘난민 행동을 위한 유럽의 날’로 불리며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됐다. 시위대는 “유럽에 도달하지 못한 수천 난민의 죽음이 계속돼선 안 된다” “정치인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마라” 등의 피켓을 내걸었다.
반면 동유럽에서는 난민 반대 시위가 거셌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5000여명의 시위대가 “이슬람 난민은 유럽을 죽음으로 내몰 것”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체코 프라하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도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난민은 집에 가라”는 피켓을 내걸었다.
관련국 간 마찰도 커지고 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헝가리가 난민을 열차에 태워 그들이 떠나온 장소도 아닌 곳(오스트리아)으로 보내는 건 유럽 역사의 가장 어두운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며 헝가리의 난민 대우를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빗대 비난했다. 헝가리 정부는 즉각 오스트리아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
독일 뮌헨은 매일 같이 밀려드는 난민으로 한계에 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하루만 뮌헨에는 빈에서 1만2200여명의 난민이 들어왔다. 독일 당국은 이번 주말에 난민 4만명이 입국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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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14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