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주차 국정감사를 앞둔 주말 상임위원회별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지난 10∼11일 이틀간의 국감이 ‘탐색전’이었다면 이번 주부터는 ‘전면전’이 벌어지는 셈이다. 올해 국감은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나뉘어 실시되는 만큼 사실상 이번 주가 절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기재·정무·안행 등 곳곳에 뇌관, 野 내홍 변수=기재위는 14∼15일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경제·재정·조세 정책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근혜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노동개혁을 비롯해 내년도 예산안 관련 재정건전성과 세입 확충 방안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 정부·여당 대(對) 야당의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13일 현안 브리핑에서 “정부의 총체적인 경제정책 실패와 가계부채 문제를 집중 지적하겠다”고 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감사(17일)도 단연 관심사다. 새정치연합은 여권의 노동개혁에 맞서 재벌개혁에 불을 붙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 사이트의 정치적 편향성을 이슈화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국감(17일)에선 여야 공수가 확실하게 뒤바뀔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다시 불거진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안행위에선 이와 함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를 놓고 여야 신경전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도 불씨로 남아 있다.
다만 새정치연합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놓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여 있어 국감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국감 초반 이슈들은 대부분 정부와 새누리당이 먼저 불을 지피면 새정치연합이 뒤따라오는 식이었다. 때문에 국회에선 “야당 판인 국감에서 야당이 전혀 맥을 못 추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색 소품 내세워 ‘반짝’ 스타 노리는 의원들=올해 국감장에선 질의 도중 관련 내용을 직접 시연하거나 소품을 내세우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은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드론(무인비행장치) 산업 활성화를 강조하며 실제 드론을 띄웠다. 새정치연합 최동익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자마자 책상 아래 있던 목발을 꺼내들어 시선을 잡았다. 이어 “목발은 세금을 면제해주면서 정작 자주 갈아야 할 목발 아래 고무 부품은 세금을 매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보좌진에게 ‘코뽕’ 등 셀프 성형기구를 직접 착용하도록 했고, 같은 당 배덕광 의원은 ‘바람 피우세요’라는 문구가 떠 있는 애슐리 매디슨 홈페이지를 국감장 화면에 내보내기도 했다. 내년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엔 정부를 꼼짝 못하게 하는 송곳 질문으로 해마다 ‘국감 스타’가 몇 명씩 나오곤 했다”며 “최근엔 의원들이 이벤트성 질의와 소품으로 반짝 주목을 받는 데만 치중하는 것 같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성형보조기구 ‘코뽕’서 드론까지… 올해도 어김없이 ‘퍼포먼스 국감장’
입력 2015-09-14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