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건망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뭔가를 잊어버린다. 특히 최근 일을 자꾸 깜빡깜빡한다. 전에는 잘 해내던 일을 갑자기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산 실수가 잦아진다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으로 악화될 수 있는 이런 증상을 겪는 이들이 최근 5년 새 4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환자 대다수는 입원치료 대신 외래 진료나 약국에서 약을 사 먹는 수준에 그치는 등 질병에 대한 인식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0∼2014년 건강보험진료비 분석 결과 지난해 경도인지장애 진료 인원이 10만5598명으로 2010년(2만4602명)보다 4.3배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공단은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치매선별검사가 시행되면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조기 발견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았다. 지난해 경도인지장애 진료환자는 여성이 7만1880명, 남성은 3만3718명이었다.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긴 데다 뇌의 인지기능이 올바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여성호르몬이 폐경 이후 줄어드는 현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인식 수준은 매우 낮았다. 지난해 입원치료 환자는 전체의 2%에 불과했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경과 이준홍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의 10∼20%가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으며 매년 이들의 10∼15%가 치매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진행의 예방법으로 ‘3·3·3 예방수칙’과 ‘뇌신경 체조’ 등을 제시했다(www.edementia.or.kr).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자꾸 깜박깜박 경도인지장애 급증… 치매 전 단계 증상 5년 새 4.3배
입력 2015-09-14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