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들의 괴로움이 더해지는 때다. 푸짐한 명절음식을 손이 가는 대로 먹다간 몸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서다.
과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평소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잘하던 사람도 명절에는 자칫 소홀해지기 쉽다. 한번 깨진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데는 몇 배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만성질환자가 음식 섭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명절음식은 기름에 볶거나 튀긴 경우가 많아 열량이 생각보다 높다. 1인분 기준으로 잡채는 200∼250㎉, 갈비찜 한 토막은 150㎉, 전 1쪽은 100㎉이다. 기름을 둘러 조리한 나물 1인분도 140㎉에 이른다. 성인남성의 하루 권장 열량이 2500㎉, 성인여성 2000㎉를 감안하면 병이 없는 사람도 적정 열량을 섭취하기란 쉽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당뇨환자는 떡, 밥, 국수, 튀김, 한과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과 당도 높은 과일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칫 과식할 경우 체내에서 신속히 단순 당으로 대사돼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 잉여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돼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과일은 1회 적정 섭취량이 50㎉다. 사과나 배 기준 3분의 1쪽, 귤 1개에 해당한다. 하지만 같은 양이라도 과일마다 실제 혈당 상승효과에 차이가 있다. 복숭아, 포도, 감보다는 사과나 배가 상대적으로 혈당을 덜 올린다. 고단백 음식인 콩, 두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선, 나물은 별 영향이 없다.
고혈압 환자 역시 과음, 과식은 해가 된다. 폭식하면 혈압이 높아지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해 고혈압이 악화될 수 있다. 나트륨, 술, 담배, 커피는 고혈압 환자에게 더욱 나쁘다. 가정에서는 음식을 만들 때 가급적 싱겁게 하고, 지방 함량을 줄이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신장병 환자는 콩팥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단백질과 나트륨이 적은 음식으로 소식을 하면서 식이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식을 통해 노폐물을 줄이는 것이 신장병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상열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헬스 파일] 명절음식과 만성질환 관리
입력 2015-09-15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