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스타일만 흉내”… 폭발한 비주류

입력 2015-09-12 03:31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진영은 11일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강행에 ‘정치적·법적 무효’ ‘노무현 흉내 내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의 재신임 표결 방식에 명백히 반대한다”며 “통합 전당대회 방식이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거듭 주장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입장문을 내고 “최고위원 다수가 반대하는 재신임 투표 강행은 정당민주주의에 위배된다”며 “이것이 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키고자 했던 정당민주주의냐”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정치’를 계승하겠다면 정신과 진정성을 계승해야지, 스타일만 흉내 내서는 국민과 당원의 감동을 끌어내지 못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국회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문 대표 재신임 투표를 국정감사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중진 모임을 소집한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문 대표와 만나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지만 문 대표는 거절했다.

비노(비노무현) 의원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최고위의 적법 심의·결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신임 일시와 방법을 정한 것은 정치적으로나 법률적으로 무효”라며 “강행 시 어떤 결과에도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친노계로 분류돼 온 정세균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갈등과 분열을 극복해야지 상대를 제압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오영식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재고를 요청했으나 충분히 설득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당내 제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김부겸 전 의원은 “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내리고 폭넓게 당의 화합을 요청해야 한다”면서도 “문재인 만으로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지만 문재인을 배제한 총선 승리도 역시 불가능하다. 냉정을 되찾고 정치의 대의를 다시 생각할 때”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