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정감사-국방위] 軍 “800㎞ 탄도미사일 이어도 공해상 시험발사 검토”

입력 2015-09-12 03:29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우리 군이 현재 개발 중인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을 이어도 남방 공해상 지역으로 시험발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군이 사거리 800㎞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합참 전력기획부장 양병희 육군소장은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참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우리는 800㎞ 미사일을 날릴 공간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남방을 지나 이어도 남방 공해상으로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미사일 발사 시험장이 있는 충남 태안반도에서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이어도 남방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합참이 800㎞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계획을 공개한 것으로 미뤄 이 미사일 개발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은 한반도 남쪽에서 발사해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한반도 중부지역에서 발사하면 한·중 간 영토분쟁 가능성이 있는 이어도는 물론 중국 일부도 타격권에 들어가 중국이 반발할 우려도 있다.

우리 군은 지난 6월 3일 중부지역에서 발사할 경우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 이상 탄도미사일 현무-2B를 개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는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는 데 합의한 이후 2년8개월여 만이다.

군이 사거리 500㎞ 이상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데 이어 800㎞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점점 고도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에 가까이 간 상태이고 사거리 500∼600㎞에 달하는 스커드 B/C 미사일과 사거리 1000㎞가 넘는 노동미사일 등 우리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훨씬 긴 미사일을 1000여기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윤희 합참의장은 “우리 군은 사거리 800㎞ 미사일 시험발사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 최 의장은 “김 의원의 질문에 실무자가 단지 우리도 사거리 800㎞ 미사일을 시험발사 할 수 있는 공간은 있다는 의미로 대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는 합참으로부터 ‘작전계획 5015’를 다음 달 2일 보고받기로 의결했다. 국방위 야당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은 “작계 5015가 이미 언론에 보도됐고, 의원들은 개념계획에 대해 국방위원회에 국정감사 중 보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10월 2일 합참으로부터 보고받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합참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작계 5015의 공개 여부를 놓고 비공개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15’는 한반도 유사시 적용되는 작전계획으로 기존 ‘작계 5027’을 대체하는 새로운 작전계획이다. 기존 계획이 북한의 전면전 공격을 받은 뒤 반격하는 개념이었으나 새로운 작계는 북한의 전면전 징후가 분명할 경우 선제적으로 공격하는 개념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 군은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 규모 축소에 대비해 단독 작전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