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주역 임흥세 선교사·이승도 목사·유봉기 감독 “칼빈대 축구단, 스포츠 선교 기적 만든다”

입력 2015-09-14 00:01
칼빈대 축구단 창단의 산파 역할을 감당한 이승도 목사, 총감독 임흥세 선교사, 유봉기 감독(왼쪽부터)이 미래 스포츠 선교사들의 활약을 기대하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남양주=전호광 인턴기자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종합운동장. 한낮의 더위가 한풀 꺾인 축구 경기장에 파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남양주FC U-15팀(15세 이하)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가볍게 몸을 푼 뒤 볼 트래핑, 헤딩과 패싱으로 이어지는 훈련을 시작했다. 미래의 축구 스타들이 구슬땀을 흘리는 이곳에서 오는 11월 신앙으로 무장한 ‘칼빈대학 축구단’이 첫 훈련을 갖는다. 칼빈대 축구단 총감독 임흥세(60) 선교사와 단장 이승도(50·주찬양교회) 목사, 유봉기(48) 감독을 만나 축구를 통한 스포츠 선교의 비전을 들어봤다.

칼빈대 축구단은 지난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와 칼빈대가 스포츠 전문 선교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창단됐다. 임 선교사는 “선교 활동을 제약하는 나라에서 선교사들이 추방 당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축구 탁구 등 클럽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선교사들은 오히려 국빈 대접을 받기도 한다”며 “전문인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이 때에 축구 선교사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선교사는 이미 한국 축구계는 물론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명 지도자이자 축구를 통한 희망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남수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이 목사는 남양주FC를 스포츠 선교사 육성의 산실로 키워냈다. “현재 유소년 축구 클럽반부터 고등부까지 U-12 U-15 U-18팀이 남양주FC로 활발하게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토대 위에 칼빈대 선수단 U-22팀까지 더해졌습니다.”

이들이 ‘축구 선교’로 대동단결한 이유는 무엇일까. 임 선교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스포츠 전문 선교사들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목사는 “국내 중·고등부 축구선수 출신 중에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없어 축구계를 떠나는 젊은이들이 1만명을 넘고 있다”며 “현실적인 이유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하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목표와 선교적인 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다면 엄청난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 목사는 “10년 가까이 여러 신학대학의 문을 두드리며 신학대에 축구단 창단을 권면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고백했다. 10년간 공들여 쌓은 탑이 이번에 칼빈대 축구단 창단으로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유 감독은 “GMS와 업무협약을 통해 축구 선교 사역을 위한 다양한 지원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칼빈대 (축구) 선교사 지원자들을 위한 훈련체계를 마련함으로써 국내외 스포츠 선교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유 감독은 칼빈대 축구선수 발굴을 위해 최근까지 전국의 고교 축구대회를 모두 휩쓸고 다녔다. 그의 지도력과 선수 발굴 능력은 2009년 양주시민축구단 감독을 맡을 당시 최우수 지도자로 선정됐을 만큼 정평이 나있다.

유 감독은 “공개 테스트 지원자 중에서도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조만간 칼빈대에서도 국가대표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칼빈대 축구단은 20∼22명으로 구성된다. 고교 유망주 가운데 2016년 칼빈대에 입학하게 될 예비 새내기들과 현재 스카우트를 통해 편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대학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수단을 구성하고 있다. 80% 이상을 크리스천 선수로 선발할 계획이다. 유 감독은 “교육부 심의를 통해 내년에 축구선교학과가 개설되면 2017년부터는 전문 스포츠 선교 사역자들을 육성하는 혁신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양주=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