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우체국택배 토요 배달 재개

입력 2015-09-12 00:10

국내 택배 서비스는 1992년 한진택배에 의해 처음으로 시작됐다. 그 후 택배 시장은 20여년간 고속성장을 했다. 온라인·모바일 쇼핑과 홈쇼핑 시장의 급성장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물량은 16억2325만여개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10년 전인 2004년 물량이 4억여개였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지난해 택배 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3조9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금 택배 시장은 과열 상태다. 대형업체는 물론 중소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20여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저가 경쟁이 전개되면서 택배비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4년 3146원이었던 박스당 평균 단가가 지난해 2449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재 택배 시장은 CJ대한통운, 현대로지스틱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우체국택배 등 상위 5개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 5개사의 취급물량은 전체의 79.2%나 된다.

이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건 우체국택배다. 친절한 데다 정확해 배달사고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택배 서비스 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유다. 하지만 우체국택배는 지난해 7월 집배원들의 주5일 근무 보장을 위해 토요일 배달을 중지하면서 서비스 경쟁력이 약화됐다. 그 결과 업체 521곳이 택배 계약을 해지하면서 매출액은 500억원이나 감소했다. 농산물 주말 직거래를 하는 농어민과 중소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불편을 호소하는 등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제7홈쇼핑의 택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에도 토요 배송 문제로 결국 협상이 결렬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우편물량의 지속적 감소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과 함께 고용도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위기감을 느꼈을 법도 하다. 우정사업본부가 국민 불편 해소와 우편사업 성장을 위해 노사 합의로 12일부터 우체국택배의 토요 배달 재개를 결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 집배원들의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만큼 인력충원과 처우개선, 복리후생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겠다.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직업군 가운데 하나가 집배원 아니던가.

박정태 논설위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