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란 핵 합의안을 놓고 격돌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이란에 대한 포괄적 전략의 한 부분으로서 이란 핵합의를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이란이 합의를 어긴다면 군사적 행동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은 3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이란이 우리를 속이거나 우리를 지치게 하거나, 테러단체인 헤즈볼라나 하마스 등에 대한 지원을 포함한 위험한 행동을 늘리는 것 등”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는 미 연방의회 앞 서쪽 잔디광장에서 열린 이란 핵 합의 반대 집회에서 이란 핵 합의안을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렇게 무능한 협상 결과는 처음 본다”면서 “아주 멍청한 사람들이 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고 일갈했다. 트럼프는 전날 USA투데이에 기고한 글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바로 이란과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 도중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 출신 칼리 피오리나가 TV 화면에 등장하자 갑자기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 “누가 저 얼굴에 투표를 하고 싶겠느냐”고 소리쳤다. 그는 “저 얼굴이 우리의 다음 대통령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고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되묻기까지 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피오리나는 이에 대해 “내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괴로워서 그런 모양”이라고 응수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swchun@kmib.co.kr
힐러리·트럼프 ‘이란핵합의’ 격돌
입력 2015-09-11 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