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 ‘유커’ 모셔라… 한·일 백화점 경쟁

입력 2015-09-11 02:50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온 한국일까. 유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일본일까.’

중국 중추절(9월 26∼27일)에서 국경절(10월 1∼7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한·일 백화점 업계가 정면 승부를 앞두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이후 바닥을 치고 올라온 국내와 유커의 ‘폭풍 구매’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 모두 ‘유커맞이’에 분주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서 각 한 명씩 모두 세 명의 파워블로거를 초청해 서울 본점·잠실점 등에 대한 투어를 진행했다. 이들은 패션·뷰티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는 블로거로 한 명당 팔로어 숫자가 40만명에 달한다. 서울 방문 일정이 끝난 후 SNS를 통해 롯데백화점을 포함한 서울의 쇼핑 정보를 소개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또 이달 말부터 명동지역 30여개 호텔과 연계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쇼핑 정보 및 할인 쿠폰이 포함된 잡지와 중국인이 선호하는 마스크팩을 세트로 구성해 체크인 시 전달할 계획이다. 다음달 말까지 구매 금액에 따라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마유 핸드크림 등 사은품도 준다.

현대백화점은 대량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유커의 편의를 돕기 위해 글로벌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한 경우 중국 현지에서 직접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1인당 최대 30㎏까지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외국인 전용 모바일 가이드를 준비했다. 층별로 있는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읽으면 점포 안내, 쇼핑 정보, 할인 쿠폰 등을 중문과 영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본점을 찾는 중국인에게는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나나우유도 줄 계획이다.

일본 주요 백화점 4사는 유커 급증으로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일본 백화점들은 ‘폭풍 구매(爆買い)’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유커의 씀씀이가 커지자 매장 리뉴얼을 통해 유커의 쇼핑 편의를 돕고 있다.

도쿄 긴자 등 유커가 많이 찾는 지역의 백화점 점포에서는 유커가 찾는 상품을 별도로 갖추고 관련 서비스 시설을 확충했다. 미쓰코시 백화점 긴자점은 지난 2일 외국 관광객 응대를 일원화하기 위한 서비스센터를 개설했다. 상품 해외 배송 카운터, 면세수속 대기 공간도 신설했다. 마쓰야 백화점 긴자점도 유커에게 인기가 많은 여행가방 등 상품을 확충하는 등 유커 맞춤형 전략을 쓰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