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 받는 난민, 국제사회가 책임져야”… 일가상 수상 위해 방한한 미얀마 신시아 마웅 원장

입력 2015-09-11 00:35 수정 2015-09-11 18:39
태국 매솟 메타오병원 신시아 마웅 원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에서 인터뷰를 갖고 난민이 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김지훈 기자

“정치, 종교적 이유로 박해를 받아 난민이 됐다면 국제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 시리아 난민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 것 같다. 생명은 고귀하다.”

미얀마 난민의 ‘마더 테레사’로 불리는 신시아 마웅(56·여) 메타오병원 원장이 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난민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해결이 어려워진다. 강대국과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침례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최근 일가재단(이사장 손봉호)이 수상하는 일가상(사회공익부문)에 선정돼 방한했다.

신시아 마웅 원장은 태국에서 28년 째 살고 있는 ‘미얀마 난민’이다. 1988년 미얀마 군부의 대규모 학살을 피해 미얀마 국경 인근의 태국 매솟(Mae sot)으로 망명, 무료 병원인 메타오 클리닉(Mea Tao Clinic)을 설립해 매년 15만 명의 난민과 이주민에게 무료의료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매솟은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북서쪽으로 300㎞ 떨어진 곳으로 100만 명의 미얀마 난민과 노동 이주자들이 살고 있다. 대부분 옛 버마의 군사독재의 억압을 피해 왔거나 경제적 빈곤 때문에 건너온 이주민들이다.

그는 의대생 시절인 86년 열악한 교육제도와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라며 저항운동에 나섰다. 88년 전국적 규모로 확산된 민주화 운동에도 동참했다. 그러면서 수배령이 내려졌고 위협을 받으며 국경을 넘어야 했다. 매솟에는 말라리아가 창궐했고 난민들은 몰려오는데 의료시설이 전무했다. 자연스럽게 의사와 의대생, 간호사들이 긴급 진료소를 시작했고 진료소는 지금의 병원이 됐다. 당시 진료소는 미얀마 카렌족과 매솟마을 공동체, 태국 교회 등의 도움으로 시작했다. 그는 약품을 지원 받아 말라리아 환자와 총상·지뢰 피해자 등을 숱하게 치료했다.

병원은 꾸준히 성장해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 16개 부서로 운용 중이며 하루 500명의 환자가 내원하고 있다. 매년 3000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있으며 2000명이 안과 수술의 혜택을 받고 있다. 95년부터 스코틀랜드 의료팀이 정기 방문하면서 주민들의 백내장 수술도 돕고 있다. 허춘중 목사 등 현지 한국 선교사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신시아 마웅 원장은 “나를 비롯한 매솟의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게 꿈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렵다”며 “이제 매솟이 나의 고향이며 여기서 미래를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주의적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노벨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는 등 다수의 인권상을 받았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