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지난 한 주 동안 전 세계의 핫이슈였다. 중국은 명실상부한 G2 국가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총 비용 3조9721억원을 열병식에 쏟아부었고, 중국의 최첨단 신무기를 등장시켜 군사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중화부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많은 고민 끝에 열병식에 참석하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미국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열병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의 결단은 요동치는 동북아시대에 신의 한 수라고 할 만큼 탁월한 외교전략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중 외교의 작은 성공에 만족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미국과의 동맹을 더 강화해야 하며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보다 폭넓은 교류를 펼쳐나가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놓여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국가와 위정자의 외교적 판단과 결정은 그 나라의 흥망성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이 멸망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그들이 하나님을 떠났기 때문이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외교전략의 실패를 간과할 수 없다. 북이스라엘의 왕 호세아는 북쪽의 앗수르를 견제하기 위해 남쪽의 애굽과 동맹을 맺었고, 그 결과 북이스라엘은 앗수르 왕 살만에셀에 의해 BC 722년 멸망한다. 당시 세계패권을 쥔 나라는 애굽이 아니라 앗수르였다. 호세아 왕의 실패한 외교전략이 결국은 이스라엘의 패망을 가져온 것이다. 남유다 역시 외교전략의 실패로 신흥강국인 바벨론에 의해 BC 586년 멸망한다.
남유다의 히스기야 왕이 아버지 때부터 앗수르에게 조공을 바쳐왔던 일에 불만을 품고 애굽과 동맹을 맺어 앗수르를 견제하자, 앗수르 왕 산헤립이 남유다를 침략해 예루살렘을 제외한 전 국토를 빼앗는다. 이때 선지자 이사야는 애굽과의 동맹뿐 아니라 그 어떤 나라도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하지만 히스기야는 고집을 부렸고 결국 패망의 위기 앞에 놓이게 된다. 모든 것을 잃고 난 후에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히스기야는 회개하며 온 백성과 함께 하나님께 구원을 요청한다.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들으시고 18만5000명의 앗수르 군대를 몰살시키신다. 이후에 앗수르로 돌아간 산헤립은 신하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앗수르는 국력이 쇠퇴해 바벨론에 의해 멸망을 당한다. 결국 이 전쟁의 최종 승리자는 사람과의 외교에선 실패했으나 하나님과의 외교에서 성공한 히스기야였다.
신명기 17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율법 가운데 훗날 왕을 세우게 될 경우 유의해야 할 네 가지 금기사항을 말씀하셨다. 첫째는 타국인을 왕으로 세우지 말 것, 둘째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 셋째는 아내를 많이 두어 그들의 말에 미혹되지 말 것, 넷째는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는 군사력과 외교력, 경제력만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만을 의지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탁월한 외교전략을 필요로 하는 이 시대에 대한민국이 주목해야 할 말씀이다. 하나님과의 외교에 성공해야 한다. 그 성공 여부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어깨 위에 달려있다. 이 나라의 흥망성쇠는 하나님께서 좌우하신다. 사람과의 외교가 먼저인가, 하나님과의 외교가 먼저인가.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이창교 목사 (창원 상남교회)
[시온의 소리-이창교] 급변하는 동북아시대의 외교전략
입력 2015-09-11 00:29 수정 2015-09-11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