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모처럼 급등했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던 중국 증시 하락세가 진정된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덕분이다. 국내외 시장에서는 G2(미국·중국) 리스크에 따른 세계경제 비관론이 팽배하지만 일각에선 ‘안도 랠리’가 진행될 것이란 낙관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9일 코스피지수는 3% 가까이 뛰었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7.71% 폭등했다. 전날 반등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2.29%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55.52포인트(2.96%) 오른 1934.20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2% 내외로 급등한 것이 국내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유럽증시는 9일에도 2% 안팎의 상승세로 출발하면서 초강세를 이어갔다. 뉴욕 증시는 전날 중국 증시가 급등한 데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미국 금리 인상의 연기(12월) 가능성을 제기한 데 따라 올랐다.
글로벌 증시의 동반 호조로 위험통화 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5원 급락(1189.4원)했다.
닛케이지수는 1994년 1월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343.43포인트 올랐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2008년 10월 이래 거의 7년 만에 최대치다. 상하이지수는 2.29%, 대만 가권지수도 3.56% 올랐다.
최근 G2 리스크로 인해 금융 불안이 심해진 신흥국들에 외환위기가 재연되고, G2를 필두로 주요국들이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란 비관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은 재앙이 아니며, 중국경제에 대해 형성된 우려는 과도하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9∼10월에 안도 랠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미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시장의 불안을 달래는 입장을 함께 내놓을 테고, 이번에 인상이 안 된다면 12월 인상으로 확정되는 셈이어서 어떻게든 불확실성은 완화된다. 외국인은 25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오 연구원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장기투자 성격을 가진 미국계 자금의 이탈인데 현재 미국계 자금은 꾸준한 매수를 이어가고 있고 이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환율에 민감한 유럽계 자금의 매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계 자금 이탈은 한국의 기초수지 움직임과 큰 상관관계가 있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FOMC를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를 가져올 수 있는 이벤트로 판단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FOMC 종료로 신흥국 환율 변동성이 축소된다면 외국인은 환차익과 투자수익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신흥국 주식을 다시 매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그동안의 하락에 따른 반등일 뿐 당분간 롤러코스터를 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미·중發 훈풍에 亞증시 폭죽… 안도랠리 신호탄?
입력 2015-09-10 03:43 수정 2015-09-10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