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체험 나선 오바마, 곰이 먹다 남긴 연어 ‘꿀꺽’

입력 2015-09-10 03:03

알래스카 야생에 도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곰이 먹다 남긴 연어를 구워 먹는 파격을 선보였다. “훌륭한 맛이지만 크래커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촌평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8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이 공개한 TV쇼 ‘러닝 와일드 위드 베어 그릴스(Running Wild with Bear Grylls)’ 예고편 영상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진행자인 베어 그릴스(41)와 알래스카의 이끼 밑에서 찾아낸 연어를 함께 맛본다(사진). 그는 곰이 반쯤 먹다 남겨 선혈이 낭자한 연어를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그릴스가 이를 조각내 불판에 구워 건네자 입에 넣고 “맛있다”고 말한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생존체험 쇼 ‘인간 대 자연(Man vs Wild)’으로 유명한 진행자 그릴스는 평소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종 동물과 벌레, 심지어 자신의 소변까지도 섭취하는 다소 극단적인 생존기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생존 전문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한 이번 촬영에서도 연어 이외에 몇 가지 특별한 제안을 했으나 경호 당국에 제지당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깜짝 야생체험에 나선 것은 자신의 임기 말 역점 사업인 기후변화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 프로그램의 촬영을 위해 딱딱한 정장에서 벗어나 점퍼 차림으로 알래스카 곳곳을 누리며 생존기술을 배움과 동시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릴스와의 대화에서 “이번 여행의 주목적은 기후변화의 영향과 현재 무슨 일이 있는지를 집중 조명하는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