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2일 미국 국빈방문

입력 2015-09-10 02:27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2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미국 국빈방문에 나선다. 시 주석은 6박7일의 방미 기간 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 사이버전(戰) 등 다각도로 충돌해 온 양국 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워싱턴과 뉴욕에서 열리는 외교 일정을 소화하기에 앞서 22일 시애틀에서 일련의 공식일정에 참석하는 것으로 국빈방문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9일 보도했다.

시애틀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IT 공룡들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신문은 시 주석이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과 리셉션을 갖는 등 주로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찬룽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겸 중국정부 자문역은 시 주석이 리셉션에서 참석자들에게 중국의 경제 개혁 강행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셉션을 공개 형식으로 진행할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시 주석은 참석자들과의 대본 없는 질의응답 역시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리셉션 이외에도 시 주석은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이 주재하는 최고경영자(CEO) 원탁회의에 참석할 방침이다.

시 주석은 이후 워싱턴으로 건너가 오바마 대통령과 24일 만찬을 갖고 이튿날인 25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이어 28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것으로 방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목이 집중될 ‘G2’ 두 정상의 만남에서는 계속되는 남중국해 영해 분쟁부터 사이버 첩보전 논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회담의 성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다소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더 냉랭해진 양국 관계를 고려할 때 지난해 두 정상 간 베이징 회담에서 기후변화 협상을 도출했던 것과 같은 획기적인 결과물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자크 들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통상 정상회담이 가까워올수록 무엇이 의제로 부상할지에 이목이 집중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잡음조차 거의 없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돌파구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악관은 지난주에야 첫 예비접촉으로 실무팀을 중국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들릴 교수는 또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이 ‘의아하게 길다’는 점도 지적했다. 진 교수 역시 “현재 워싱턴의 정치 지형과 분위기가 (중국 입장에서) 썩 좋지 않은 점 때문에 시 주석이 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지 않고 시애틀을 거쳐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