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한마디로 실망… 별로 의미 없어”

입력 2015-09-10 02:40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카드에 대해 비주류 진영에서는 혹평이 이어졌다. 문 대표의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당 내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안철수(사진) 의원은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 기자회견에 대해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강력 비판했다. 안 의원은 “(재신임 요청이) 별로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이대로 간다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본인 생각을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우리 당이 변하고 있다고 느끼는가’ ‘총선 승리 전망이 나아질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라며 “혁신안이 통과된다 해도 총선 승리 전망이 나아진다고 보지 않고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자신이 혁신의 본질이라고 내세운 ‘낡은 진보’ 청산과 당내 부패 척결 등에 대해 문 대표가 반드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호창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표의 기자회견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왜 국민이 우리 당을 믿지 못하는지 그 핵심을 찾아내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내 비주류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의원들도 “성급하고 아쉬운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민집모 회동 직후 “이 문제는 지도부와 협의해 이뤄졌어야 한다”며 “전혀 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에 대해 아쉽다”고 했다. 최원식 의원은 “(혁신안에 대해) 최고위, 당무위에서 의견이 분분했는데도 이 부분을 정리하지도 않고 갑자기 ‘이거 안 하면 나가겠다’고 하니 황당하다”면서 “이런 방식은 협박도 아니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민집모 모임에서는 중앙위에서 혁신안을 부결시키자는 의견과 당 대표급 인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용광로 선대위’를 꾸리자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고 한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문 대표께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것은 당을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문 대표의 충정으로 이해한다”며 “무엇이 당의 분열을 막고 통합단결해서 당을 혁신하고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하고 할 일인지 중지와 지혜를 모을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탈당을 시사한 박주선 의원은 트위터에서 “문재인 살리기를 위한 친노 총동원령으로 다시 계파전쟁의 비극이 시작됐다”고 꼬집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