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이틀 전 대구 방문 때와 달리 9일 인천 행사에 여야 국회의원 전원이 초청받은 배경을 놓고 청와대 안팎과 여권 내 의견이 분분하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특히 내년 총선에서 청와대가 조용히 ‘대구·경북(TK) 현역의원 물갈이’를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올 정도다.
◇대구 행사 놓고 ‘TK 물갈이론’ 증폭?=박 대통령이 참석한 인천 송도의 ‘2015 지역희망 박람회’ 행사에는 인천 지역구 여야 의원들이 전원 초청됐다. 실제 참석자는 새누리당 인천시당 위원장인 안상수 의원과 박상은 의원 2명이었지만, 지난 7일 박 대통령의 대구행에 해당 지역구 의원이 단 한명도 초청받지 못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됐다.
일각에선 대구 지역 의원들을 초청할 경우 박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물러난 유승민(대구 동구을) 전 원내대표도 포함되기 때문에 실무진에서 아예 의원들을 초청대상에서 배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2012년 총선에서 박 대통령 도움으로 국회에 입성한 대구지역 의원들과 상당수 비례대표들이 정작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게 원인 아니었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박 대통령 대구 방문에는 안종범 경제수석과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이 지역에 연고가 있는 참모진이 동행했다. 모두 대구에서 대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해 정가에서 차기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인사들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같은 여권 일각의 ‘물갈이론’에 대해 “행사 성격을 고려한 것일 뿐”이라며 서둘러 선긋기에 나섰다.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구 행사의 성격상 정치색을 배제하기 위해 대구시가 의원들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했고, 인천 행사는 인천시 차원에서 지역 의원들을 초청한 것이라는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원들 참석 여부는 해당 지자체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며 “참석 범위는 행사 주최 측과 긴밀한 협조 속에서 진행된다.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는 인류공영의 마지막 퍼즐”=박 대통령은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5 서울안보대화(SDD)에 참석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 동북아와 유라시아를 넘어 인류 공영의 미래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의 땅 한반도는 아직도 지구상의 큰 숙제로 남아 있는 현장”이라며 “한반도 통일은 북한 핵 및 인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며, 세계사적으로는 20세기 냉전의 역사를 종식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안보대화는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유일의 다자 안보대화체로 2012년 출범했으며,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서울안보대화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앞으로 세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의 기반을 닦는 ‘다자안보대화체’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전쟁이 아닌 평화, 분단이 아닌 통일’의 길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에서 진리췬(金立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초대 총재 지명자를 접견하고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개발은행에 대한 진 총재 지명자의 지지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며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한·동북3성·연해주 등에 특화된 개발은행으로, AIIB와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아시아지역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경제발전을 위해 AIIB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뒤 “AIIB가 아시아 경제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한국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지역구 의원 초청 대구 ‘0’ 인천 ‘전원’… 朴 대통령 참석 행사 극명 ‘TK 의원 물갈이’ 신호탄?
입력 2015-09-10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