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의 공터와 건물 옥상에 ‘도시텃밭’을 조성하는 붐이 일고 있다. 가족단위의 주말농장에서 진화된 도시텃밭은 음식물쓰레기와 낙엽을 퇴비로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20년까지 1가구당 3.3㎡(1평)의 도시텃밭을 가꿀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동네 공터와 자투리땅은 물론 건물 옥상 등에 고추와 파, 상추, 토마토, 가지, 무, 옥수수를 재배하는 시민참여형 텃밭을 체계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1가구당 도시텃밭은 현재 0.3㎡로 목표가 달성되면 그 면적은 10배 이상으로 넓어진다. 시는 이를 위해 우선 2018년까지 510억원을 들여 집에서 10분 안에 갈 수 있는 장소에 텃밭 1800곳을 조성하고 상자텃밭 13만 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부산지역에는 3340곳에 108㏊의 텃밭이 조성돼 3만3000여명의 시민들이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병수 부산시장과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용당동 빈집 두 채를 뜯어내고 만든 ‘착한 텃밭’ 개장식을 열었다.
면적 200㎡에 18고랑 규모인 착한 텃밭은 용당경로당, 석산정마을회관, 지역 주민이 6고랑씩 관리한다.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은 주민끼리 나눠 먹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다. 용당동 주민들은 “그동안 쓰레기와 악취, 벌레로 오염됐던 골칫거리 빈집이 텃밭으로 변한 뒤 동네가 밝아졌다”며 “함께 텃밭을 가꾸며 이웃 간 정도 돈독해졌다”고 반기고 있다.
부산시와 도로공사는 착한 텃밭 20곳을 올 연말까지 더 만들기로 했다.
대구시는 2012년 도시농업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해 도시텃밭을 활성화하고 있다.
시는 오는 2019년까지 전체 인구 10%인 25만명이 도시농업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옥상·상자텃밭 조성을 통해 일반주택과 아파트, 유치원 등 1000여 곳에서 6만6000여㎡ 면적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광주시도 올해부터 도시텃밭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양동 발산마을의 공용도시농업공장에 시민 소통공간과 자연친화적 도시환경을 위한 쌈지텃밭 등 다양한 형태의 텃밭을 만들고 있다. 시는 친환경적 텃밭 재배를 돕는 차원에서 관정개발 예산을 지원하고 토양미생물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울산시도 지난 4월 신정동에 1310㎡ 규모의 도시농장을 조성해 정년퇴직자 88명에게 분양한데 이어 텃밭상자 2100개를 구민들에게 보급하는 등 도시농업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학교, 유치원 등 도심건물의 유휴공간에는 옥상텃밭과 학교농장 등을 만들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6차 미래산업인 도시텃밭은 음식물쓰레기 등을 퇴비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장점이 있다”며 “뉴욕과 벤쿠버 등 세계 주요 도시들도 환경문제와 도심생태 회복을 위해 도시텃밭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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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텃밭’ 가꾸기 ‘이웃 情도 새록새록’… 전국 지자체 ‘텃밭 조성’ 열기
입력 2015-09-10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