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도위험 伊보다 높다… 스티글리츠·세계은행 “美 금리 인상 미뤄야”

입력 2015-09-10 02:03

중국경제 성장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중국의 부도 위험이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재정 위기를 겪은 유럽 국가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7일 기준 120.8bp(1bp=0.01% 포인트)로 재정 취약국인 스페인(101.5bp)이나 이탈리아(116.0bp)보다 높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날 경우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CDS에 붙는 가산금리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해당 국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중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14일 101.0bp 이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며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지난달 24일에는 122bp까지 치솟으며 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외환위기설이 나오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도 7일 기준 각각 194.5bp와 252.5bp를 나타냈다. 태국은 156.8bp다. 한국은 71bp로 지난달 24일 고점(80bp)에 비해 10%가량 하락했다. 중국 CDS 프리미엄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중국 성장률 전망이 하락하고 있으며, 버블이 터지면서 자산 부실이 드러날 것이라는 경계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6∼17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가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사진) 교수는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5.1%로 발표됐지만 파트타임 근로자와 한계고용 근로자를 제외하면 미국의 실업률이 10.3%로 올라가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전반적인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면서 “지금은 연준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결단해야 하는 시점이 아니라 금리 인상을 유보하는 아주 쉬운 결정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세계은행의 카우시크 바수 수석연구원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불안한 세계경제를 생각하면 미국이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