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내년부터 글로벌 메가시티 공략”… 창립 70주년 기자간담회

입력 2015-09-10 02:16

1945년 설립된 해방둥이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본격 도전한다.

㈜아모레퍼시픽(대표이사 서경배·사진)은 9일 경기도 오산시 가장동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에서 창립 70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2020년 ‘원대한 기업(Great Global Brand Company)’으로 도약하기 위한 아모레퍼시픽의 전략을 소개했다.

서 대표는 “앞으로 인구 1000만명 이상의 글로벌 메가시티에 본격 진출하겠다”며 첫 도시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를 꼽았다. 2016년 두바이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터키 등 중동 국가의 메가시티를 공략하고, 2017년에는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로 시장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전 세계 메가시티는 조만간 40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있다”며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제 성장과 빠른 도시화로 막대한 구매력을 갖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메가시티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흑자를 기록했고, 최근 캐나다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20년의 구체적인 목표는 매출 12조원과 이익률 15%, 글로벌 사업 비중 50% 달성이다. 서 대표는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의 질적 성장 속도를 봤을 때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4조7119억원(연결기준)이며, 해외 매출은 8325억원이다. 중국 매출은 4673억원이었다. 서 대표는 위안화 평가절하 등 중국 리스크와 관련해 “거시적인 안목으로 보면 중국은 위기지만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사업은 큰 문제가 없다”고 낙관했다. 현재 2억명에 미치지 않는 중국의 화장 인구수는 조만간 5억명을 바라볼 것이며, 소득이 늘어나면 화장품 소비는 급증하게 마련이라는 게 이유다.

서 대표는 “‘아시안 뷰티’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원대한 꿈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라며 “이제까지 아모레퍼시픽이 차별화된 회사였다면 앞으로는 특이한 회사로 진일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70년 역사와 관련된 자료와 그동안 판매했던 제품 등을 보관·전시하는 ‘아카이브’를 공개했다. 1951년 생산된 ABC 제품, 1958년 아시아 최초로 독일에서 들여와 가루분을 만들었던 ‘에어스푼제분기’ 등이 눈길을 끌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