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발표한 2016년 예산안을 보면 보건·복지·노동 부문에 사상 최고치 예산을 배당했다. 그러다 보니 내년 예산 중 나머지 263조8000억원(68.2%)을 11개 부문으로 쪼개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분야별 재원 배분을 위해 정부는 쓸 곳에 확실히 쓰기로 했다. 보건·복지·노동 다음으로 공을 들인 건 문화다. 국정 목표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해 내년도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에 6조6000억원을 배정하면서 올해보다 무려 7.5%나 늘렸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1319억원을 투입해 ‘기획-제작-구현-재투자’로 이어지는 문화창조 융합 벨트를 가동하고 140억원을 배정해 지역 문화 콘텐츠를 발굴한다. 우수 콘텐츠인 게임과 애니메이션산업 육성에도 나선다. 한강 관광 자원화 사업에 188억원, 동계올림픽 관광특구 개발에 150억원을 지원해 관광자원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정부는 지원 확대를 통해 내년 콘텐츠산업 매출 104조원 달성, 외국인 관광객 1760만명 유치, 문화예술 관람률 72.3%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을 계기로 국방예산도 총지출 증가율보다 다소 높은 4.0% 증가율을 반영, 39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도발에 대비해 올해보다 40.6% 인상된 3조28억원을 접경지역 전력 강화에 투입한다.
공공질서·안전 분야도 3.0% 늘리기로 했다. 세월호 사고에 이어 최근 돌고래호 조난까지 해상 안전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노후 여객선 교체 펀드(100억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안전예산 사전협의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해 국민안전처가 제시한 투자확대 의견 사업 116개 중 80% 수준을 증액 반영했다. 14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1%(1조원) 증가했지만 추경으로 이미 투자한 1조원을 더하면 8% 늘어난 셈이다. 제2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 감염병 예방과 대응에 올해보다 33% 증가한 5467억원을 쓰기로 했다.
가장 큰 폭으로 삭감된 분야는 사회간접자본(SOC)이다. 올해 예산 24조8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6%) 감소한 23조3000억원이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지난달 마련된 추가경정예산(1조5639억원)에 SOC 예산(1조2500억원)이 포함돼 있다”며 “2016년에 끝내려던 공사를 올 하반기로 당기도록 추경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SOC 예산에 추경을 더하면 약 24조5000억원으로 올해 예산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세종=서윤경 기자
[내년 정부 예산 386조] ‘일자리’ 외 부문별 예산은… 문화·국방 늘리고 SOC분야 줄여
입력 2015-09-09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