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 두달째 마이너스… 경기 둔화 경보음 커져
입력 2015-09-09 02:13
중국의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키우고 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해 온 중국 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대폭 감소했다. 중국 당국은 중국 경제가 성장률 둔화 추세는 피할 수 없지만 ‘합리적인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국유기업 개혁 등 경제개혁 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황형 흑자 지속=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위안화 기준 8월 수출액이 1조2000억 위안(약 222조45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수출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나섰지만 수출 감소세를 되돌리지 못했다. 전월(-8.9%)보다 감소폭이 줄어든 데다 시장 예상치(-6.6%)보다는 감소폭이 줄었다.
수입액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8월 수입액은 836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3680억 위안 흑자로 전년 동기보다 20.1% 늘어났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들면서 생긴 ‘불황형 흑자’인 셈이어서 향후 경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유럽과 일본의 약세를 보완하지 못하면서 중국의 수출이 약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내 경기 위축이 수입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톈진항 폭발사고와 전승절 열병식을 위한 공장 가동 중단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남은 기간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는 낙관론을 폈다.
◇은행 수익도 대폭 감소=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온 공상·농업 등 국유 대형은행과 초상(招商) 등 주요 민간은행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일제히 대폭 감소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변동성 증대로 ‘2선 도시’(4대 직할시 제외)에 있는 2선 은행, 특히 중소형 은행 등이 조만간 수익 개선 및 자본화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상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1494억 위안) 증가율이 0.7%에 머물렀다. 지난해 동기의 7%에 비하면 크게 둔화한 것이다. 농업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은 13%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0.3%에 그쳤다.
◇경제개혁은 계속된다=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합병을 통한 국유기업 구조조정 촉진과 함께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혼합 지주제 도입, 종업원 지주제, 이사진 교체, 내부 준법감시 기구 설치 등을 통해 국유기업을 개혁할 방침이다.
중국은 ‘서킷 브레이커’(주가가 갑자기 급등락할 때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데 이어 8일부터 상장사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배당소득에 대해 개인 소득세를 잠정 면제해주는 등 증시 부양책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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