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유커 모셔라” 유통가의 러브콜

입력 2015-09-09 02:15
국내에서 혼수와 예물을 준비하는 중국인 관광객 ‘웨딩 유커’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바링허우’ 세대가 결혼을 앞두고 국내에서 혼수와 예물을 준비하는 경우가 늘면서 쇼핑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9∼13일 4박5일간 결혼을 앞둔 중국인 2쌍을 직접 초청해 백화점, 이마트, 조선호텔 등 신세계그룹의 유통시설에서 예물 쇼핑 및 한국식 웨딩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신세계 웨딩 팸투어’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신세계가 백화점 차원에서 진행했던 웨딩 마케팅을 그룹 차원으로 확대한 것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중국 결혼 성수기에 맞춰 관련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결혼 적령기를 앞둔 바링허우 세대는 중국 내 한류 붐 영향으로 한국식 결혼 준비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연간 약 1만쌍의 예비 신혼부부가 한국에서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팸투어에서도 유명 연예인 웨딩드레스숍에서 웨딩드레스를 직접 입어보거나 최고급 메이크업숍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프로그램을 포함시켰다. 조선호텔 내 전통 폐백 촬영과 청담동 스튜디오 실내 촬영도 예정돼 있다. 사진 촬영은 전지현 등 톱스타들의 웨딩 화보를 촬영해 중국에서도 유명한 사진작가가 담당한다. 예물 구매를 위한 백화점 등 쇼핑투어 시에는 백화점의 중국인 직원이 직접 응대해 쇼핑 도우미 역할도 할 계획이다. 1인당 1500만원에 달하는 팸투어 비용은 그룹이 책임진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에서 이달부터 중국인 웨딩 컨설팅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강남에 위치한 주요 메이크업숍, 촬영스튜디오 등과 연계한 웨딩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혼수 등을 위해 대량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지난달부터는 글로벌 배송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연간 1000만쌍 이상 결혼하는 중국 웨딩산업 규모가 6000억 위안(약 1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웨딩 서비스 시장과 유통 시장이 연계될 경우 그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유커 마케팅도 다수를 겨냥한 대중 마케팅과 함께 특정 대상을 공략하는 타깃 마케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웨딩 유커들이 백화점 매출의 큰손으로 떠오르는 만큼 이후에도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