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IT업체, 축적한 데이터 무기 ‘도로 위 경쟁’ 후끈

입력 2015-09-09 02:47

IT 업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내비게이션 등 교통 관련 서비스에 집중하며 ‘도로 위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기존 지도 검색 등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에 도로 위 서비스, 공공 정보 등을 더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위치기반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현대자동차그룹 내 현대엠엔소프트와 자동차 IT 및 인포테인먼트(정보 전달에 오락성을 가미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맵피’ ‘지니’ 등을 개발하는 업체로 현대차와 기아차에 탑재된 모든 내비게이션 기기와 지도를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차량 내 설치된 태블릿PC가 자동 연결돼 차량 진단이나 원격 제어를 하는 ‘블루 링크’도 서비스 중이다.

양사는 네이버의 지도 데이터, 엠엔소프트의 인포테인먼트 콘텐츠를 공동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차량용 커넥티비티(Connectivity·연결기술)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자동차와 모바일, 통신기기 등을 연결하는 커넥티비티 솔루션은 예를 들어 운전자의 신체 상태를 체크해 졸음운전 경고를 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로 개발 가능하다.

다음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앞서 도로 위 경쟁에 합류했다. 지난 5월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국민내비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올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다음카카오의 대표적 O2O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에 김기사를 연동해 서비스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록앤올의 방대한 교통정보,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과 다음카카오의 서비스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IT 업체들이 이처럼 차량·도로정보 서비스 업체들과 손잡는 것은 O2O 서비스 확장을 위해서다. 최근에는 기존 PC나 모바일 화면에서만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실생활에 직결되는 서비스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위치정보나 교통정보를 통해 가입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차량 내 이용자 정보나 도로 위 상황 등은 O2O 서비스에 유용한 정보가 된다.

도로 위 서비스 ‘절대강자’인 T맵을 운영하는 SK플래닛 역시 T맵에 다양한 정보를 결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T맵의 길 안내 건수는 한 달 평균 5억건 이상일 정도로 SK텔레콤 가입자를 기반으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 왔다. SK플래닛은 지난 1일 서울시와 협약을 맺었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등 공공 데이터와 T맵이 보유한 민간 데이터를 더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지난 4월부터 T맵의 경로안내를 기반으로 한 택시 서비스인 ‘T맵 택시’를 운영 중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