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원짜리 모나미 볼펜을 고급화해 50배 비싸게 판매했더니 ‘대박’이 났다.’
국내 최초 유성 볼펜인 ‘모나미 153’이 몸값을 높인 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모나미는 지난해 5월 모나미 153의 고급화 제품인 ‘153 ID’(1만5000원)를 본격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 7월까지 모두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모나미 153은 1963년 출시 후 싼값 때문에 ‘국민 볼펜’으로 불릴 정도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출시 당시 15원에 판매됐지만, 물가상승 등으로 현재는 가격이 300원으로 올랐다. 출시 후 지난해까지 37억 자루가 팔렸다. 이는 지구를 12바퀴 이상 돌 수 있는 양이다.
153 ID는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해 고급형으로 승부를 걸었다. 기존 153 볼펜의 디자인 및 특징은 계승하면서 고급 볼펜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소재와 잉크를 사용했다. 고급 잉크심을 적용해 부드럽고 날렵한 필기감을 주도록 했다. 153 ID는 같은 해 1월 153 모델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출시된 ‘153 리미티드 1.0 블랙(2만원)’이 한 시간 만에 판매 완료되는 것을 보고 기획됐다. 한정판 제품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가보다 3∼4배 이상 비싸게 거래되기도 했다. 153 ID 이후에도 ‘153 리스펙트’(3만5000원)와 ‘153 네오’(1만원) 등 고급 볼펜을 잇따라 출시하며 고급 볼펜 제품군을 형성했다.
153 ID의 선전으로 153 시리즈가 속하는 유성펜 제품군에서 153 고급 제품군이 차지하는 비중도 16%로 높아졌다.
이처럼 고급 볼펜이 인기를 끌면서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4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이익(32억원)을 넘어섰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300원짜리 모나미 볼펜 몸값 50배 올리니 ‘대박’
입력 2015-09-09 02:10 수정 2015-09-09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