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구성원들이 행복한 삶을 꾸리도록 하는 게 우선입니다. 자연환경과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자녀들이 물려받고 싶어 하는 고품격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가꿔 가려고 합니다.”
무등산 평촌마을 정태영(56·사진) 운영위원장은 8일 “공동체정신이 흐트러지면 마을을 단단하게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며 “살기 좋은 마을은 획일적 소득 증대로만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그는 마을의 굳건한 화합과 결속이 토대가 돼야만 진정한 명품마을로 거듭날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무등산수박 재배지로 반딧불이·수달이 사는 평촌마을은 깨끗한 자연환경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밤샘 난상토론을 거쳐 무등산국립공원 편입을 자청한 것도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국립공원 구역이 됐는데 옳은 선택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평촌마을은 조선시대 공납 도자기이던 무등산 분청사기를 재현한 도예공방과 우렁이로 농사짓는 무농약 쌀 생산, 정월대보름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등의 전통을 국립공원 편입 이후에도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판소리와 대금 난타 등 품격 있는 작은 문화공연도 더불어 열고 있다.
정 위원장은 “물질적 풍요는 만족감을 주겠지만 더러 첨예한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며 “마을 자립에 필요한 경제력을 키우되 관광객을 무작정 많이 끌어들이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촌마을은 60세 이상 노인이 절반을 넘을 만큼 마을이 고령화됐으나 주민들의 교육수준이 여느 농촌보다 월등히 높아 국립공원 편입에 대한 설득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단순한 농산물 생산에서 고부가가치를 가진 관광산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먼 훗날까지 마을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강 정철 선생의 후손인 그는 “마을이장을 하다가 운영위원장 감투를 썼는데 달라진 건 별로 없다”며 “평촌마을을 찾아 따뜻한 외갓집의 정취를 가슴으로 느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살기 좋은 명품마을을 가다-정태영 평촌마을 운영위원장] “전통이 숨쉬는 외갓집 같은 마을”
입력 2015-09-09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