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8세인 나는 1966년부터 경기도 포천에서 양계업을 해왔다. 올해로 50년째인 셈이다. 그동안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외길로 양계만 해왔기에 지금은 1만여평의 땅 위에 20만여 수의 닭을 키우고 대형마트에도 납품하고 있다.
평소 건강한 편이라고 자부해 왔던 나는 12년 전 몸이 쉽게 피곤해지고 혈당이 높아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는 “당뇨증상이 보이니 주의할 것”을 당부했지만 무시했다. 결국 1년 후 내 몸은 당뇨병 진단을 받아 치료를 위해 매일 약을 먹어야 했다. 불편했지만 건강이 우선이니 약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5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당뇨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 먹고, 식이요법을 했으나 몸상태는 점점 나빠져만 갔다. 게다가 약을 먹어도 혈당이 갑자기 높아져 며칠간 병원에도 입원하게 됐다. 이 약이 내 몸과 안 맞고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약을 끊을 수도 없고 또 안 먹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이었다.
이 때 한 지인이 최수봉 박사님을 만나 진단을 받고 인공췌장기인 인슐린펌프를 써 볼 것을 권유했다. 무엇보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동했다. 그동안 먹을 것을 가리느라 너무 힘들었고 이 때문에 아내와 가족들도 외식도 자유롭게 못하고 음식조절에도 강제로 참여하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최수봉 박사님을 찾아 진료를 받고 인슐린 펌프를 착용했다. 이전에는 음식을 가려먹다 보니 기운이 없고 걷기조차 힘들었고 몸무게가 59kg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제 인슐린펌프를 착용한 뒤 음식을 가리지 않고 마음껏 먹으니 몸무게가 73kg으로 올라갔다. 피부도 윤기가 돌고 컨디션도 좋아졌다. 주위에서는 왜 그렇게 달라졌냐고 묻곤 한다.
그러면 양계장에 내가 그토록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계란 보다 더 좋은 황금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황금알이 바로 내 건강을 회복시켜준 인슐린펌프라고 설명한다.
벌써 내가 이 인슐린 펌프를 착용하고 생활한지 7년이 지났다. 그동안 내 삶은 건강했을 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이 지낸다. 예전 같으면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요즘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연세 보다 활기가 넘치고 아주 건강해 보이신다”는 말이다. 이는 힘들었던 혈당처방약 치료와 식이요법의 불편함에서 벗어난 해방감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과 빠른 판단력으로 인슐린펌프 치료를 시작한 것이 내 건강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자신한다. 그런데 의아스러운 건 잘 모르는 의료진이나 가족들이 이렇게 좋은 당뇨치료의 시기를 늦추게 하거나 만류 하는 것이다.
인슐린펌프로 건강을 찾은 나는 이제 많은 환자들에게 인슐린 펌프 사용을 권유하곤 한다. 그것은 내가 그만큼 효과를 보았고 또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귀한 기계를 개발한 최수봉 박사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서부축산 박갑의 대표
[기고] 서부축산 박갑의 대표 “음식 조절서 해방… 합병증 걱정 덜어”
입력 2015-09-09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