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시내면세점 4곳 종료 연말 2차 ‘면세大戰’

입력 2015-09-08 03:38
연말 면세점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워커힐면세점 등 서울시내 3곳의 면세점과 부산 신세계면세점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업계가 지난 7월 1차 면세대전에 이어 또다시 큰 싸움을 벌일 태세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 신세계, SK네트웍스 외에 두산그룹이 면세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은 더 뜨거워졌다. 관세청은 지난 5월 후속 사업자 특허 신청 공고를 냈고, 이달 25일 특허 신청을 마감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는 연말 면세점 특허 신청과 관련, 정중동 전략을 짜고 있다. 롯데의 경우 최근 경영권 다툼으로 여론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점이 고려됐고, 신세계는 1차 면세대전에서 패배한 이유를 감안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업계 관심은 롯데그룹의 수성 여부에 쏠려 있다. 이번에 특허가 만료되는 2곳은 롯데면세점 중에서도 매출 비중이 높은 곳이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9763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월드타워점 역시 48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주요 매장인 데다 중국 등 해외관광객을 겨냥한 롯데월드타워 건물 내에 위치해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기존 면세사업자가 특허를 갱신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지난 7월 불거진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롯데그룹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정부 허가 사업인 면세사업에서 롯데의 사업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신규 특허 및 재허가 과정에서 시장점유율 30% 이상인 업체를 규제하자고 한 것도 사실상 롯데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7월 한 차례 면세 대전을 치렀던 업체 외에 두산이 새로 시장에 뛰어들어 판이 커진 것도 롯데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두산은 지난 2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 의사를 밝힌 이후 이날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고 동대문을 면세점 후보지로 공식화했다. 두산 외에 서울 시내면세점에 도전했던 신세계백화점과 SK네트웍스도 롯데의 경쟁자로 꼽힌다. 특히 두 업체는 롯데처럼 기존 면세점을 수성해야 하는 처지여서 상황에 따라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