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ES 300h 타보니… 심심하지만 점잖은 운행, 모래시계 그릴 눈길

입력 2015-09-09 02:53

렉서스 국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세단 ‘ES 300h’는 장점이 뚜렷하다. 우수한 연비, 조용한 실내, 부드러운 주행 등이다. 점잖은 운전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차다. 반면 ‘운전의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든 심심한 차다. 요즘 대세를 이루는 독일 디젤차와 대척점에 서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2016년형으로 출시된 렉서스 ES 300h를 지난 2일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왕복 100㎞ 정도 시승했다. 외관만으로는 넓고 커진 모래시계 모양의 스핀들 그릴이 인상적이다. 도요타와 렉서스는 패밀리 룩인 스핀들 그릴을 갈수록 확대하는 추세인데, ES 300h에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됐다. 몇 가지 성능 향상도 이뤄졌다. 렉서스 측은 8일 “구조용 접착제를 많이 사용해 차체 강성을 강화했고,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 기술을 적용해 세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래치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주행 성능은 고속 주행보다는 정속 주행에 최적화된 느낌이었다. 엔진 성능을 보면, 4기통 2.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최고출력 203마력, 최대토크 21.6㎏·m의 성능을 갖췄다. 주행 시 실내 소음이나 진동은 만족스러울 정도였고, 과속방지턱을 넘어가는 부드러움도 갖췄다. 다만 재빠르게 속도를 올리는 역동성은 부족했다. 여유롭게 운전할 경우 연비는 17㎞/ℓ를 훌쩍 넘어갔지만, 급가속을 몇 차례 반복하면 12㎞/ℓ대로 떨어졌다. 공식 연비는 16.4㎞/ℓ(도심 16.1㎞/ℓ+고속도로 16.7㎞/ℓ)이다. 저속주행 시 전기모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가격은 5180만∼6370만원이다.

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