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게 됐다. 1999년 영국 테스코가 삼성물산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가져간 지 16년 만이다.
홈플러스는 7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테스코로부터 42억4000만 파운드(약 7조6800억원)에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 거래액(6조6765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차입금을 한국 회계기준으로 계산하면 매각가는 7조2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는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 캐나다 공적연금, 테마섹 등도 포함됐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3월 설립된 자산규모 82억 달러에 이르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다.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는 1800만명의 캐나다 연금 납부자와 수혜자를 대신해 캐나다 국민연금에서 지급되는 연금 외의 자금을 투자하는 전문 투자기관이다. 테마섹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다.
이번 계약 체결로 MBK파트너스는 대형마트 140개를 비롯해 슈퍼마켓(375개), 편의점(327개), 홈플러스 베이커리, 물류센터, 아카데미, 홈플러스 e파란재단 등을 인수하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고용조건과 단체교섭 협상을 존중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먹튀’ 논란이 제기된 1조3000억원 규모의 선배당은 하지 않고, 향후 2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이번 계약에 의해 바뀌는 것은 주주일 뿐 1900만 고객, 2000여 협력사, 7000여 테넌트 임대매장, 2만6000명의 임직원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는 먹튀 자본과 투기 자본이 결합한 최악의 기업 매각 사례”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8일 오후 1시까지 MBK파트너스 측의 책임 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매각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MBK, 7조6800억에 홈플러스 인수…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입력 2015-09-08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