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7일 오후 대구에 이어 경주 인왕동의 신라 왕경(궁성터) 발굴조사 현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나선화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발굴현황을 보고받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경주의 유적 발굴현장을 찾은 것은 40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1975년 7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참석차 경주를 찾아 황남대총 발굴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의 신라왕궁 발굴현장 방문은 최근 광복절 축사 등에서 언급한 ‘전통문화’의 재발견과 활용에 대한 의지를 구체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경주는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주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됐지만, 신라 왕경 전체 및 왕궁 복원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경주역사유적지구를 잘 발굴하고 복원하는 것이 문화융성의 핵심”이라며 “지금이라도 문화재청에서 신라 왕경 핵심유적에 대해 인력이나 예산을 최대한 투입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라 월성 왕궁은 신라의 중심 궁성지로, 5대 왕인 파사 이사금 22년(101년)에 건설돼 신라가 멸망하던 경순왕 9년(935년)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월성 복원사업은 황룡사 복원과 동궁·월지 복원 및 정비, 월정교 복원 등 8개 사업과 함께 경북도와 경주시, 문화재청이 협력해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시행하는 신라 왕경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다. 총사업비는 9450억원 규모다.
정부는 특히 월성 왕궁 발굴조사 예산을 올해 70억원에서 내년 210억원으로 대폭 증액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발굴현장의 상시 공개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자원화 방안도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신라 왕경과 핵심유적의 복원과 정비를 위한 사업추진단이 발족해 있지만 큰 틀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아쉬웠다”며 “중장기적인 발굴 조사와 진정성 있는 복원계획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 대통령, 경주 월성 유적현장 방문… 문화 융성 행보
입력 2015-09-08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