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리스크에 살얼음 증시… 주내 발표 中 지표도 변수

입력 2015-09-08 02:45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경기 둔화 우려라는 G2 리스크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전승절 연휴를 마치고 나흘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는 여전히 급락세를 보여 바닥이 어디쯤인지를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다. 각국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중국 경기지표들이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키워 시장에 충격을 더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2포인트(0.15%) 내린 1883.22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관한 불확실성으로 약세로 출발한 뒤 중국 증시 변동 장세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다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기관투자가가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투자자가 23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지속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G2 관련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른 탓에 거래대금이 급감해 7개월 만에 3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6조원대였던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5조원대, 이달 들어선 4조원대로 떨어졌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여부가 판가름 날) 16∼17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시장이 우려하는 것처럼 급락세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중국 등 신흥국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3원 급등한 1203.7원으로 마감해 5년2개월 만에 1200원대에 진입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고조된 가운데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한 달러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해외 통화들은 큰 움직임이 없었는데 원화 가치만 홈플러스 매각 대금의 수급 요인으로 크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원화를 비롯한 위험통화 약세 현상이 강화돼 FOMC 회의 때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져 1230원대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도 100엔당 1000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6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주식시장의 거품과 위험성이 이미 상당히 해소됐다”고 자평했지만 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52% 급락한 3080.42로 장을 마쳤다. 증감위는 주가가 갑자기 급등락할 때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시장은 더욱 민감해졌다. 8일에는 8월 무역수지, 10일엔 8월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 12일엔 8월 고정자산투자가 공개된다. 이들 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세계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을 수 있겠지만 지표가 나쁘게 나올 경우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되살아나 글로벌 시장이 또다시 출렁거릴 수 있다.

최근 중국 탐방을 다녀온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즉각적인 경착륙 가능성은 낮지만 정책 대안과 자생력 없이 누적된 문제로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분명히 리스크 요인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중국경제의 바닥 확인, 증시의 저가 매수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