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63만명 중 22만명이 세계식량계획(WFP)로부터 식량공급 중단을 통보받았다. 폭증하는 난민에 비해 식량지원에 쓰일 기금이 바닥나 지원 대상을 줄인 것이다.
줄리 마셜 WFP 대변인은 “이달 초 요르단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22만9000명에게 식량쿠폰 지급을 전면중단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고 허핑턴포스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요르단 거주 시리안 난민들은 WFP로부터 하루 14달러(약 1만6822원)어치의 식량쿠폰을 받아왔다. 그러나 2011년 2000명이었던 시리아 난민이 2015년 63만명으로 늘어났다. 4년 만에 난민 수가 315배 폭증하면서 기금이 바닥났다.
WFP로서는 궁여지책으로 요르단 거주 시리아 난민 중 형편이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식량공급을 중단했다. 중단 대상은 도시지역에 거주하면서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들이다. 문자메시지로 식량지원 중단을 통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WFP는 식량지원을 계속하려면 당장 오는 11월까지 2억3600만 달러(약 2835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정은 유엔난민기구(UNHCR) 등 다른 국제구호기구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레바논 요르단 케냐의 난민캠프에서는 식량배급량이 크게 줄었고 이라크 전역에서 유엔이 운영하는 의료 서비스도 중단된 상태다.
식량지원 중단을 통보받은 난민들은 아우성이다. 당장 아이들은 학업을 중단하고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 옴 라바(가명)라는 한 시리아 난민은 “세 딸을 위해 내 몸을 팔아야 하나요, 아니면 세 딸을 팔아야 하나요”라고 절규했다.
식량지원이 중단된 난민들은 스스로 먹고살 길을 찾지 못하면 내전이 격화되는 시리아로 돌아가든지,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떠나든지 택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리아 난민 발생은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내전이 격화되면서 본격화됐다. 2012년 10만명에서 2013년 말에는 200만명에 육박했고 올 들어 380만명으로 늘었다. 유엔은 시리아 난민이 올해 말까지 47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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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쿠폰 끊길 위기… 설상가상 시리아 난민
입력 2015-09-08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