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만에 받은 존 레넌 편지에 부·명예 다 버리고 자신만의 인생 찾아… 영화 ‘대니 콜린스’ 화제

입력 2015-09-09 02:44

40세 연하의 여자친구를 두고 요일별 슈퍼카까지 몰고 다니는 등 최고의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살아가는 슈퍼스타 대니 콜린스. 전설적인 그룹 비틀스의 존 레넌이 30여 년 전 자신에게 보낸 편지를 우연히 받은 후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월드투어를 취소하고 매니저에게 지금까지 해온 노래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인생을 찾아 길을 떠난다. 영화 ‘대니 콜린스’의 스토리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영국 가수의 실제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레넌의 애정 어린 친필 편지를 34년 만에 받은 영국의 싱어송 라이터 스티브 틸스턴이 그 주인공이다. 1971년, 스물한 살의 신인가수로 주목받기 시작한 틸스턴은 당시 음악잡지 ‘지그재그’와의 인터뷰에서 성공과 부유함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해치게 될까봐 걱정했다.

비틀스 해체 직후 레넌은 이 인터뷰를 인상 깊게 보고 신인가수에게 편지를 직접 써서 잡지사로 보냈다. 그러나 틸스턴에게 편지가 전달된 것은 34년의 세월이 흐른 2005년이었다. 편지가 배달되지 않고 잡지사에 보관돼 있다가 뒤늦게 발견된 것이다. 레넌이 사망한 지 25년 뒤였다.

편지에는 “부유해지는 것이 당신의 우려하는 것처럼 당신의 경험까지 바꾸진 않는답니다. 유일한 변화는 돈, 먹을거리, 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일 뿐, 감정이나 인간관계 등 다른 모든 경험들은 똑같지요. 나와 오노 요코(레넌의 부인)도 풍요와 가난을 모두 맛보았는데, 어떤가요? 사랑을 담아. 존과 요코”라고 썼다.

이 편지가 언론에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을 뿐만 아니라 댄 포겔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틸스턴의 사연에서 영감을 받은 포겔맨 감독은 슈퍼스타가 레넌의 편지로 인해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흥미로운 스토리의 영화 ‘대니 콜린스’를 연출하게 된 것이다. 슈퍼스타 콜린스 역에는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알파치노가 맡았다. 영화에는 비틀스의 주옥같은 노래도 삽입됐다. 10월 1일 개봉될 예정이다.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