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 마태복음 6장 3∼4절을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예수님이 구제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신 구절입니다.
하지만 우리네 삶은 어떻습니까. 선행을 할 때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나름대로 선행을 인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신문이나 방송에 자신의 선행을 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성경 말씀처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선행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는 우리 교회에도 있었습니다. 탈북민 목회자와 성도로 구성된 우리 교회는 2009년 개척 때 얼굴도 모르는 한 분에게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당시 물질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특히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만 드릴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을 기도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교회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여보세요. 교회입니다. 조은성 목사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박 전도사라는 사람입니다. 탈북민 사역을 하신다지요. 참 좋은 목회를 하고 계십니다. 지금 사역하시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요.”
왜 도움을 주시려는지 그 이유를 물어볼 겨를도 없이 이렇게 답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승합차입니다. 승합차가 있으면 성도들을 교회로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그럼 모 자동차 판매 지점에 승합차를 사서 맡겨 놓을 것이니 조 목사님이 직접 찾아가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꿈만 같았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 갑자기 우리 교회에 승합차를 선물해 주신다니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뵙기를 청했습니다.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주님께서 하시는 일이니 만나지 않아도 된다고 거절하셨습니다. “목사님은 탈북민 사역을 잘하시면 됩니다”라는 말만 덧붙이셨습니다.
이후 그분을 잠시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까지 드렸습니다. 너무나 고마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6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도와주신 그분을 아직 만나 뵙지 못했습니다. 다만 승합차에 교회 성도를 태울 때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시는 그분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리고 그분처럼 나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따뜻한 심장을 가지신 분, 박 전도사님은 이 시대,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도우며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박 전도사님과 같은 하나님의 종들이 계시기에 한국교회의 앞날은 반석 위에 굳건할 것으로 믿습니다. 박 전도사님, 감사합니다. 꼭 한 번 뵙고 싶습니다.
조은성 부천하나로교회 목사
[오늘의 설교] 섬김의 향기
입력 2015-09-08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