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배 전복 사고] 돌고래호 선장 ‘이준석’과는 달랐다… 끝까지 인명구조 안간힘

입력 2015-09-07 02:23
5일 오후 제주 추자도에서 낚시 관광객을 태우고 전남 해남으로 가던 중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가 마지막 신호를 보낸 추자도 인근 해상을 6일 해경 함정이 수색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9.77t급 낚시어선 돌고래호의 2009년 당시 모습. 연합뉴스

5일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돌고래호 김철수(46) 선장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낚시꾼들을 마지막까지 구하려고 사력을 다했다. 혼자 살겠다고 위기에 처한 수백명의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는 완전히 달랐다.

전복된 배에 간신히 매달린 선장은 “배가 해경과 연결돼 구조하러 온다. 걱정하지 마라, 금방 온다”며 배 위에 함께 있던 사람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 “내 손을 잡아요”라며 한쪽 손을 내밀던 그는 또다시 밀려온 너울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다.

배 위에서 함께 매달린 이모(49)씨는 선장의 마지막 모습을 이렇게 기억했다. 이씨는 10시간 이상 사투를 벌이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김 선장은 배 위에서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자신도 스러져갔다. 그의 시신은 6일 오후 사고 해역에서 발견됐다.

그는 사고가 난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고 승선자들이 침착하게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했다. 다른 생존자 박모(38)씨는 “배에서 잠들어 있었는데 시동이 꺼지자 선장이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그 와중에 배에 물이 들어왔다”고 사고 순간을 떠올렸다.

김 선장은 배의 최종 책임자로서 배가 침몰하는 사고임을 직감하고 모든 승선자에게 퇴선 명령을 내린 것이다. 현재까지 승선자의 약 절반인 10명이 숨졌지만 김 선장은 ‘캡틴(Captain)’으로서 의무를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에는 선장 등 어떤 승무원도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