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배 전복 사고] “까만 물체가 애타게 손 흔들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입력 2015-09-07 02:57

전복된 돌고래호와 함께 표류하던 낚시객 3명을 구조한 97흥선호 선장 박복연씨는 6일 “항해 중 까만 물체가 손을 흔들며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이 보여 다가가니 뒤집힌 배에 사람들이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5일 오후 전복된 돌고래호를 가까스로 붙들고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던 낚시객 이모씨 등 3명은 11시간 가까이 지난 뒤 박씨의 눈에 띄어 목숨을 건졌다.

박씨는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돌고래호의 낚시객들을 구조한 것 밖에 없다”며 “그런 상황을 목격했다면 누구나 다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업하려고 완도에서 제주 추자도로 항해하던 중 추자도 남쪽 무인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을 우연히 지나가다 돌고래호를 발견했다. 그는 “낚시객이 너울성 파도에 가려 보였다가 안 보이기도 했다”며 “배에 더 가까이 가자 이들 낚시객이 ‘살려달라’고 손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내와 함께 이들을 모두 구조한 뒤 추위에 떨지 않도록 이불과 옷을 덮어주기도 했다. 추자도 어민들은 이날 조업을 전면 중단하고 돌고래호 생존자와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을 도왔다.

제주=주미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