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열흘 앞… 美 금리 올릴까

입력 2015-09-07 02:31

세계 금융시장은 오는 16∼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결정될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OMC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금리 인상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어차피 금리를 올릴 것이면 빨리 올려 불확실성을 털고 가는 게 낫다는 견해도 있지만 미 금리 인상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미치는 충격파가 과거보다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미국의 8월 고용지표에 따라 이달 금리 인상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4일 막상 지표가 발표되자 시장은 오히려 더 헷갈려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하고 시간당 평균 임금도 예상치를 넘어섰지만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예상치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2%대 급락하다 1%대 중반 하락으로 마감했다. 8월 고용지표가 이달 금리 인상 결정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해석되다가 “그 정도로 강하지는 않다”는 견해가 나오면서 낙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선 9월 금리 인상론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많아 이날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로이터 통신이 주요 글로벌 은행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7명 중 7명만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한 달 전 조사 때 13명에서 줄어든 것이다.

이번 금리 인상이 과거와 달리 충분히 예고돼 왔기 때문에 시장에 굉장한 충격을 줄 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고, 금리 인상이 또다시 미뤄질 경우 불확실성만 커져 신흥국에 더 부담이 되므로 이달부터 단행되는 게 낫다는 견해도 나온다. 그러나 국제금융센터는 “이전 금리 인상 때와 상이한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이번 금리 인상의 시장 영향은 과거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신흥국은 성장동력 약화, 추세적 통화약세 가능성 등으로 장기 기대수익률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5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일부 선진국의 경제전망 개선에 따라 긴축 통화정책 시행 가능성이 높아졌음에 주목한다”며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고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 우리의 행동을 신중히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론을 펼친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미국이 서둘러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증시 불안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심화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머뭇거리게 할 만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위안화 환율이 안정 추세에 들어섰고 증시 조정도 마무리 단계에 왔다”며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천지우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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