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 TV홈쇼핑 업계 “믿을 건 패션뿐”

입력 2015-09-07 02:31

TV홈쇼핑 업계가 패션에서 부진 탈출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온라인쇼핑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독 상품 론칭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영업이익 역시 다른 상품군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타미힐피거’ ‘DKNY’ ‘클럽모나코’ 등 국내외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SK네트웍스와 손잡고 패션 상품군을 강화한다고 6일 밝혔다. SK네트웍스는 그간 자체 온라인몰과 백화점 온라인몰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해 왔지만 TV홈쇼핑을 통한 판매는 거의 하지 않았다. 지난달 CJ오쇼핑이 SK네트웍스의 ‘와이앤케이’ 판매방송을 진행한 게 첫 TV홈쇼핑 판매였다. 두 회사는 이번 협업을 통해 3∼4년 내 1000억원대의 신규 매출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CJ오쇼핑은 또 지난달 말 뉴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베라왕’과 의류·잡화 브랜드 ‘브이 더블유 베라왕’을 론칭하는 등 올 하반기 신규 브랜드 30여개를 선보일 계획이다. GS숍 역시 하반기에 디자이너와의 협업,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등을 통해 비슷한 숫자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방침이다. 롯데홈쇼핑도 지난달 27일부터 기획 특집 방송인 ‘패션 이즈 롯데(Fashion is LOTTE)’를 통해 단독 브랜드와 디자이너 협업 상품을 판매했다. 현대홈쇼핑도 5일부터 신규 패션 고정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패션 부문을 강화했다.

홈쇼핑업계가 패션 부문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온라인쇼핑 등 경쟁 채널에 비해 상품력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에서 온라인쇼핑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 브랜드나 디자이너 협업 상품을 단독으로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가전 등 다른 상품군에 비해 패션의 마진폭이 더 큰 것도 패션 부문에 집중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패션의 경우 기존에도 홈쇼핑을 통한 판매가 많이 이뤄졌던 데다 회사마다 특색 있는 브랜드를 갖추면서 고객의 충성도도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