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지난해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8개월여 만에 다시 첨예한 노사 갈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가 21년 만에 가장 긴 장기파업을 벌이자 사측은 최후의 수단인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다.
임금협상 결렬로 지난달 17일부터 노조가 전면 파업 중인 금호타이어는 6일 오전 7시를 기해 광주와 곡성, 평택 공장 등 3곳에 대한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회사 정문을 봉쇄했다.
광주 광산구 광주공장 정문과 주 출입구인 중문, 남문에는 대형버스 9대와 함께 철제 구조물이 세워져 파업 중인 노조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노조의 전면파업에 대응한 금호타이어의 직장폐쇄는 2011년 3월 이후 4년6개월만이다.
금호타이어는 부분 파업 중이던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11차례 만나 16차 본교섭을 벌였으나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사측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일당 2950원 정액인상과 2015년 상반기 실적 기준 70만원의 성과금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측의 일방적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은 최대 쟁점인 임금피크제 시행 시기를 2016년으로 1년 늦추기로 했지만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임금손실금 지급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 파업으로 현재 매출액 피해는 9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노동 무임금에 의한 노조원들의 손실액도 1인당 평균 25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사측은 “어려운 경영상황에서 노조의 장기간 쟁의행위로 인한 피해 손실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데다 대체 근로자들과 회사 시설물 보호를 위해 직장폐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측은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했지만 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중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5일 기준으로 4일간 부분파업과 20일의 전면파업 등 총 24일간 파업을 이어갔다. 2009년 기록했던 16일 최장 파업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사측이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음에도 노조는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최고 결정권자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자금 확보에만 눈이 멀어 금호타이어 노사협상을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며 “사측은 지방노동위 중재가 무산되자 노조 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최종안을 제시해 직장폐쇄 명분을 쌓았다”고 주장했다. 노사 대치가 장기화되자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와 광주경영자총협회는 협력업체와 타이어 대리점 등은 물론 지역경제계 전체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파업중단과 노사 대화를 촉구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 성과금 지급 등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다가 지난달 11일부터 4일간 부분파업에 이어 17일부터 21일째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배부른 파업’에 일격… 금호타이어 직장폐쇄
입력 2015-09-07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