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허구한 날 집안싸움하는 野, 치료약이 안 보인다

입력 2015-09-07 00:56
새정치민주연합이 또 시끄럽다. 혁신안을 둘러싼 자중지란으로 당의 모양새가 영락없는 콩가루 집안이다. 비노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가 혁신위 활동에 잇달아 제동을 걸고 나섬으로써 새정치연합이 혁신은커녕 분열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혁신안이 내년 20대 총선 공천과 직결돼 있어 갈등이 확대재생산될 소지가 농후하다는 점이다.

친노 중심의 주류와 비주류는 혁신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갑론을박을 되풀이하고 있다. 비주류 측은 문재인 대표가 지원하는 혁신위가 혁신을 명분으로 자신들을 내치고 친노와 우호세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당 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 입에서 “혁신은 실패했다”는 진단이 나오게 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혁신의 방향과 내용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은 당내 민주화와 보다 폭 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본질을 벗어나 감정싸움으로 흐를 경우 본말이 전도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전직 대표의 한 분으로 성급하고 무례하게 얘기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이야말로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반대 의견 하나 포용하지 못하는 편협한 자세로는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가 없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6일 “안 전 대표 말씀 중에 내용적으로 충분히 고려해야 될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듯이 혁신위는 “낡은 진보나 당 부패를 과감하게 청산하고 결별하는 것이 육참골단(肉斬骨斷) 혁신”이라는 안 의원의 충고를 새겨야 한다. 비주류를 끌어안아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

혁신안을 빌미로 문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박지원 의원은 한 행사에서 “통합과 단결만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사실상 문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박 의원 발언은 통합과 단결에 반하는 해당행위와 다름없다. 새정치연합이 위기 상황을 절감하지 못하고 이처럼 계파논리에 갇혀 있는 한 혁신은 백년하청이다.